인생 최초 코미케, 도전해 봤습니다
가장 무서운 오타쿠가 어떤 오타쿠인지 아시나요?
제가 생각하기엔 바로, 직장인 오타쿠입니다.
이들이 무서운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1. 회사에서 월급이라는 꾸준한 수입이 있어 덕질에 쓸 자본을 항상 가지고 있다.
2. 연차라는 자유시간 밖에 없어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그리고 저 또한 회사에 다니는 오타쿠로써, 참가하고자 하는 행사가 있으면 연차와 돈으로 최대한 집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애니나 게임 관련한 행사는 어렸을 때 서코(서울 코믹랜드)만 몇 번 갔다가, 그 후로 딱히 마음에 드는 애니가 없어서 한동안 발길을 끊었습니다. 그러다 2020년 원신을 시작한 뒤로 원신 게임 행사에 한두 번 참가하다 보니, 어느새 원신 테마카페, 오프라인 공식/비공식 행사만을 골라서 다니게 되는 직장인 오타쿠로 전직하게 됐습니다.
사실 코미케는 있는 것만 알았지 실제 가볼 거라곤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저 애니메이션을 보며 서코 같은 행사가 일본에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한 게 다였죠.
그러다.. 오랜만에 명작이라 불리는 [슈타인즈 게이트]를 보다 보니, 마유리가 코미케에 참가하는 장면을 보게 됐습니다.
그때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어렸을 때 [러키스타]를 보며, 주인공인 코나타가 코미케에 참가하는 걸 보고
"나도 가보고 싶어..!"
라며 눈을 빛냈던 저의 중학생 시절이 말이죠..
그 뒤로 몇 번 애니메이션에서 등장인물들이 코미케에 회지를 내거나, 비슷한 패러디한 짤들을 보며 가고 싶다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이때는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 학생이었지만, 지금은? 월급이라는 자본과 연차라는 자유시간으로 무장한 직장인입니다.
그리고 원신과 관련된 굿즈도 코미케에서 구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결국 C105 겨울 코미케에 참가하기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코미케 기본 지식
우선 코미케 참가!라는 목표를 정했지만 행사에 대한 정보 중에 아는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서코는 한국에서 하다 보니 대충 알아도 갈 수 있었는데, 코미케는 일본으로 가야 하니 일단 정보부터 모았습니다.
저도 코미케 참전은 처음이라 최대한 필요한 정보를 긁어모아 정리했습니다.
코미케 일정
- 1년에 2번 개최
- 여름에 개최 : 나츠코미(여름 코미케), 보통 8월 중순 개최
- 겨울에 개최 : 후유코미(겨울 코미케), 12월 말 개최
- 개최 기간 : 약 2~3일
각 코미케 개최 순서에 따라 C105(코미케 105회)라고 부릅니다. 저 번호에 따라 몇 번째 코미케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참가한 C105는 2일간 개최됐으며, 12월 29일~12월 30일 동안 진행했습니다.
일자별로 어떤 장르의 부스가 있는지는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 URL에서 C105로 되어있는걸, 자신이 참가하려는 코미케 번호(ex : C106)로 바꾸면 그 행사의 배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참가하려는 코미케로 입력했는데 안 나오면 아직 정보 업로드가 되지 않은 것입니다.
https://www.comiket.co.jp/info-c/C105/C105genre.html#hall
コミックマーケット105ジャンルコード一覧
コミケット105のジャンルコード一覧を公開しました。
www.comiket.co.jp
이번에 참가한 C105는 첫째 날에 주로 원하는 장르가 몰려있고, 둘째 날은 회사 일정 때문에 한국으로 복귀를 해야 했기에 첫째 날만 참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스크롤을 올리다 보면 장르별로 어떤 작품이 포함돼있는지도 볼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원신] 관련 굿즈를 구매하고 싶어서 찾아보니 게임(넷, 소셜) 항목에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넷 소셜은 동 6홀이네요.
코미케 위치 및 동/서 특징
- 코미케 행사장 위치 : 도쿄 오다이바, 빅사이트 전시장
지도 사진으로 보면 빅사이트 전시장이 얼마나 큰지 감이 잘 안 오시죠? 저기 진짜 더럽게 넓습니다. 서코랑은 비교도 안 돼요.
확대해 보면 동/서/남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C105에선 동관, 서관 이렇게 두 곳에서만 진행했는데 동관에서 서관 가는데만 20~30분 걸려요. 진짜 멉니다. 그래서 내가 보고 싶은 부스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어느 방향 몇 번째인지 미리 코미케 배치도를 보고 전략을 짜는 게 좋습니다.
주로 기업부스(애니 회사 같은 기업에서 내는 공식 부스)는 서관에 있고, 일반인이 내는 2차 부스는 동관에 있습니다.
진짜 딥하고 마이너 한 건 동관에 있고, 수면 위로 올라온 메이저 굿즈 같은 건 서관에 있어요.
그리고 동/서의 거리가 꽤나 멀고 입장하는 사람이 많아, 티켓 구매 시 동/서중 어디로 입장할 건지도 지정해야 합니다.
위에 코미케 장르 배치 URL을 통해 미리 가고 싶은 부스가 동/서중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고 티켓 구매를 해야합니다.
추가로 코미케 일주일 전, 부스 위치를 아래 웹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ebcatalog-free.circle.ms/Map#/day=Day1/hall=e7/scale=0
ログイン | Comike Web Catalog
webcatalog-free.circle.ms
접속하시면 아래에 번호들을 클릭해 어떤 작가가 부스 냈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무료회원은 몇 번 조회가 제한되고, 유료로 결제하면 무한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미케 입장권 예매 및 입장시간
코미케는 입장 티켓을 예매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안 사도 됐었다 이런 말도 있는데, 지금은 티켓 구매가 필수입니다.
티켓 예매는 아래 링크에서 할 수 있습니다.
チケットペイ Ticket Pay POWERED by Metaps Payment
チケットペイは、さまざまなイベントの中から簡単・便利にチケットをお申込み、お支払い・発券はお近くのファミリーマート [Famiポート] やwebチケットをご利用いただけるサービスです。
www.ticketpay.jp
코미케 입장은 얼리, 오전, 오후 이렇게 3가지 입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접 부스를 열거나 코스프레를 하는 경우는 별도 입장권이 있습니다.
입장시간과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변동될 수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 얼리 : 10시 30분 입장 / 5000엔
- 오전 : 11시 입장 / 1331 엔(온라인 구매)
- 오후: 13시 30분 입장 / 440엔(온라인 구매)
- 판매 처 : 애니메이트, 멜론북스, 토라노아나
보통 티켓은 1달~1 달반 전부터 구매가 가능합니다. 미리 언제부터 구입할 수 있는지 확인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일반 입장은 12월 7일부터 한국의 애니메이트에서 구매 가능했습니다.(인터넷으로 구매 가능)
개인적으로 구매할 수도 있는데, 다행히 코미케 티켓을 공구해 주시는 분이 계셔서 그분께 요청드렸네요. 진짜 감사합니다.
얼리 티켓 신청 방법
얼리 입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추첨입니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얼리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보니까 어떤 드래곤볼 코스프레한 외국인 남성이 당첨돼서 당당하게 코미케 입장권 밴드를 들고 입장하더라고요 ㅋㅋ 부러웠습니다.
얼리는 티켓페이 사이트에서 할 수 있고, 검색창에 일본어로 코믹(コミック)을 입력하고 찾으시면 됩니다.
얼리 티켓 추첨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적어봅니다.
C105는 11월 19일 - 27일 동안 얼리 추첨 신청을 받았고, 발표는 12월 2일에 했습니다.
TicketPay에서 Early Entry 및 Cosplay Changing Room Early Entry 티켓에 대한 복권 신청으로 진행됐습니다.
발표 후 12월 2일 - 30일 동안 일본 내 패밀리마트 편의점에서 티켓을 발급이 가능합니다.
- 상단의 티켓페이 링크로 이동 후 회원가입 진행
- 가입할 때는 본인의 이름을 영어로 제대로 기입(ex : 이름이 홍길동이면 두 번 영어이름 풀네임 써야 함)
- 한국 번호로도 가입가능 => 입장권을 팔찌로 교환해 줄 때 여권 이름 확인 후 교환해 줌
- 신청기간에 자신이 원하는 날짜와 입장방향을 선택해서 신청
- 일본 편의점에서 발권가능하므로 결제는 편의점 결제 추천
- 카드결제로 할 경우 티켓 취소, 양도 불가
- 얼리 당첨 시 일본 패밀리마트에서 발권 후 결제하면 됨
- 발권후 분실할 재발권 불가
- 코미케 당일 얼리 입장은 따로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안내해 줌
저는 얼리 티켓으로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 결과 발표일에 조회해 보니 낙선이었습니다.
코미케 숙소
숙소는 사실 코미케 참가와 도쿄 관광에 따라 편하게 잡으면 됩니다. 숙소 위치를 추천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난 코미케에 목숨을 걸었다. 반드시 사야 하는 작가의 회지가 있다. 난 코미케만 참가할 것이다
-> 그렇다면 오다이바에 숙소 잡는 것 추천
-> 불가할 경우 유리카모메 첫차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숙소 잡는것이 좋음
2. 코미케가 목적이긴 한데 다른 관광도 하고 싶다. 코미케를 첫차 타고 갈 예정이다.
-> 긴자, 미나토구 근처로 숙소 잡는 것 추천
-> 웬만하면 유리카모메 라인으로 한 번에 환승 가능한 라인이 편함
3. 코미케는 일정일 뿐, 아키하바라, 이케부쿠로가 목적이다
-> 적당히 타협 봐서 잡는 것 추천
가끔 코미케 참가 오픈톡방 같은 데를 보면 숙소가 비슷한 분들끼리 택시를 잡고 참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숙소는 취향껏 고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저는 숙소를 긴자 근처로 잡고 지하철로 첫차 탑승 후 코미케에 참전했습니다.
기본 정보는 여기까지! 아래는 후기입니다.
코미케 후기
12월 29일, 코미케 참전일이 됐습니다. 사실 처음 가보는 거 기도 하고, 코미케에 대한 정보를 모으다 보니 무조건 첫차를 타고 가야 원하는 굿즈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많아서, 뭣도 모르고 무작정 첫차 타고 가서 대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전입장티켓이라 11시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빠르게 입장하기 위해 모든 계획과 전략을 짰습니다.
처음이니 무조건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숙소를 APA 호텔 긴자 교바시점으로 잡았고, 숙소에서 도쿄 빅사이트까지 대략 30~40분 정도 소요됩니다.
도쿄 빅사이트까지 가기 유리한 긴자 잇초메 역으로 첫차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 새벽 3:33분에 기상했네요.
도요스 역 유리카모메 첫차의 출발 시간은 5:15분입니다. 긴자 이초메는 오전 5:03분이 첫차 출발이라, 미리 가서 열차를 기다릴 겸 4:40분쯤에 슬슬 출발했습니다.
코미케 입장 티켓은 롯데월드 입장권 마냥 띠 형태로 되어있습니다. 혹시 잃어버리면 재발급이 불가하니, 숙소에서 출발하기 직전에 미리 착용하고 가줍시다.
이제,, 코미케 참가하러 출발!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긴자 이초메역에서 첫차를 보니 열차에 사람이 가득 찼습니다 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나랑 같은 "동족"인 걸로 보이는 사람들 속에 몸을 욱여넣고 열차를 탔습니다. 그리고 도요스 역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뛰기 시작합니다..??
유리카모메열차는 열차 회사가 달라 환승하는데 외부로 나가야 합니다. 근데 사람들이 뛰기 시작하니 저도 멋모르고 같이 냅다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간 일행도 있었는데 그 친구는 뛰는지 안 뛰는지 확인도 못하고 걍 인파에 밀려서 일단 뛰었네요. 아니 오타쿠들,, 이날만을 위해 체력이라도 보충했나 다들 엄청 잘 뛰더라고요;; 환승하는데 교통카드 찍는 것도 서로 먼저 찍으려고 밀치고 밀쳐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저도 요령껏 잘 뛰어서 유리카모메 첫차에 몸을 구겨 넣었죠. 뒤에 늦게 도착한 사람은 열차에 타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몇정거장 안가는 데 이게 겨울이고, 사람도 많다 보니 서로서로 많이 밀착하게 됩니다다.
하.. 저는 이날 처음 느껴봤습니다. ... 오타쿠들의 "니오이" 를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흔한 얘기가 있잖아요? "오타쿠들 좀 씻고 다녀라"라는 얘기요. 나름 서코도 몇번 가봤고, 원신 행사도 매번 참가하고 있고, 홍대도 자주 가고, 심지어 비염이라 냄새도 잘 못 맡고! 그래서 이 위험성을 잘 몰랐습니다. 근데 밀폐된 열차 안에 가득 찬 사람들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그 공기는 정말 코를 없애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공기의 위험성. 분명 투명한 공기를 들이마쉬는데, 숨을 쉬면 목구멍 안쪽이 무슨 독성 가스를 마신 것처럼 아파요. 진짜 잘못된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이해가 되시나요? 공기를 마시는데 목이 아파. 그냥 숨을 쉬기가 싫어요. 겨울옷이라 나프탈렌 냄새도 섞여서 코미케 가기 전에 숨을 못 쉬어서 죽으라는 건가 싶었습니다. 고통의 시간이 끝나고 열차에서 내리니, 코미케 스태프들이 사람들을 블록단위로 끊어서 이동하도록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냄새는 그렇다 치지만, 이 사람들.. 정말 놀랍게도 질서를 매우! 그것도 엄청! 잘 지킵니다!
한국에서 각종 행사 때마다 말 안 듣고 질서도 없고 해서 스트레스받았었는데 코미케는 진짜 달라요. 역시 105번째 대형 이벤트라서 그런가 스태프들이 말하면 다들 "하~이!" 이러면서 대답도 잘하고 대동단결해서 이동하는 게 신기했습니다. "오타쿠는 말을 잘 듣는다"라는 말이 진짜라는 걸 실감했네요.
물론 그 가운데에는 저도 끼어서 같이 질서 있게 이동했습니다. 근데 사람이 워낙 많아서 앞사람과 뒷사람의 간격이 너무 좁아 종종걸음으로 찔끔찔끔 도쿄 빅사이트까지 이동했습니다.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빅사이트 입구로 진입하는데, 거기서 스태프 분들이 코미케 티켓을 보여주며 입장하라고 합니다.
원피스 알리바바 마지막에 보면 다들 비비를 향해 손을 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진짜 이것처럼 팔찌찬 손을 들면서 스태프들 말을 잘 듣습니다 ㅋㅋㅋ 스태프들이 육성으로 "다들 말 잘 들어! 너희들은 오늘내일 이틀이지만 우리는 하루종일 일한단말이야! 말 안 들으면 죽어! 정말 죽어버릴 것 같다고!!"라며 안내하는데 주변 사람들은 익숙하다는 듯이 웃으며 "하잇!"이러면서 대답하더라고요.
나름 코미케의 문화 같은 느낌? 한국에서 행사하면 스태프분들은 딱딱한 느낌이 강했는데 역시 본토는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대기장소. 저는 3조 1번으로 도착했습니다. 구글을 보니 주차장 한가운데네요. 저기서 사람들 정렬하고 앉으라 한 다음 몇조인지 안내해 주고 10시까지는 돌아와야 한다고 합니다. 이때 시간이 오전 6:11분.. 그쵸.. 얼리 입장이 10:30분부터이니 이제 4시간 정도 기다리면 되는 겁니다.
아직 동트기도 전인 이른 시간입니다. 근데 오다이바의 새벽하늘은 정말 아름답네요. 저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새벽의 여명을 찍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까 떨어지게 된 일행은 연락해 보니 귀찮아서 안 뛰고 그냥 걸어서 바로 다음 열차에 탔다고 하네요. 저는 첫차고 앞뒤양옆이 다 사람이라 대기줄 차이가 많이 날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같은 조였습니다 ㅋㅋㅋ
"두 번째 열차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라고 하는 걸 보니 사실상 모든 사람이 첫차 타고 막 뛰어가고 그런 건 아니었나 봅니다. 진짜 소수의 사람들만 그렇게 참가하나 봐요. 굳이 저처럼 뛰고, 고생하고 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그럼 10시까지 뭘 하면 되는 거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들 자기 가방으로 줄 섰던 곳을 표시하고 어딘가로 이동하거나, 낚시 의자 같은 걸 가져와서 앉아있거나 그럽니다. 날이 춥긴 한데 막 못 버틸 정도나 핫팩을 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한국보다 온도가 높아서 견딜만했습니다.
대기줄 뒤에는 푸드트럭도 있는데, 오다이바 근처에 편의점이랑 맥도날드도 있습니다. 거기서 적당히 시간을 때우면 되더군요.
저는 맥도날드에 가서 맥모닝과 아메리카노를 한잔 샀습니다. 다른 참가자들은 맥도날드에 앉아있거나, 근처 호텔에 로비에서 대기하거나 그러더라고요. 아무래도 겨울이다 보니 다들 실내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대충 시간을 때우다 보면 사람들도 계속 입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코미케 대기에 대해 TMI를 좀 하자면 여기 화장실이 있긴 한데 간이화장실입니다. 그것도 이동식이고.. 줄이 진짜 엄청 길어요.
그리고 저희 조는 여자 참가자분이 딱 2명 있었습니다. 남여 비율로 따지자면 99:1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코미케에는 "징벌조"라는 게 있는데, 이게 누구는 "너무 일찍 와서 주차장에서 벌세우는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대기할 때 알게 된 매번 코미케에 참가하는 일본인분이 말씀해 주시기를, 징벌조는 사실 입장하기 전까지 모른다고 말해줬습니다.
무슨 의미인지 물어보니, 일단 밖에다 다 세워놓고 코미케 입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랜덤으로 어떤 조부터 입장할지 정해진 다합니다.
그래서 일찍 왔는데 늦게 입장하면 그게 "징벌"이라 징벌조라 부른다 하셨습니다. 어디 세워놨는지가 아니라, 일찍왔는데 랜덤으로 입장 순서가 밀리면 늦게 입장하게 되 징벌이라 하셨습니다.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입장시간에 맞춰 들어가게 되어 징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슬슬 10시가 돼서 자리로 돌아가면 얼리는 먼저 입장하고, 나머지 오전조는 스태프의 안내에 따라 천천히 이동합니다.
보이십니까? 이 수많은 인파.. 드디어 본게임 시작!
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안에 가면 또 줄 서야 돼요 ㅋㅋㅋ
자기가 원하는 작가가 인기 작가다? 흔히 말하는 [벽부스], [셔터부스]다?
그러면 계속 줄 서야 합니다.
맨 뒤에 있는 사람이 저 표지판을 뒤에 온 사람에게 넘겨서 어디가 줄의 끝인지 서로서로 토스합니다. 이것도 진짜 큰 행사인데 질서가 잘 잡혀있는 모습이에요. 회장 내에서도 혼란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기대하면서 원신, 스타레일, 젠존제 쪽으로 이동! 했는데 음.. 아쉽게도 제가 원하는 굿즈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작가들 작품도 구경할 겸 동관을 쭉 둘러봤는데 으음.. 생각보다 많이 매니악했습니다. 차마 사진을 못 찍을 정도였어요.
내가 생각한 코미케가 이게 맞나? 싶었습니다. 수많은 애니로 환상을 키워왔던 코미케. 그 애니 속 캐릭터들은 뭘 원했던 걸까?
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가 원하는 장르가 많이 없어서 그런 걸 거예요. 이 많은 인파 속에서 저 사람들은 하하호호 웃으며 코미케를 즐기고 있는데 저의 니즈와 예상이 빚 나간 거겠죠.. ㅠ..ㅠㅠㅠ...
그래서 동관에서 구경을 마치고 서관으로 넘어갔습니다.
서관 1층에는 코스프레 한 사람들이 있고, 뒤로 카메라 맨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 관경도 볼 수 있습니다.
약간 아이돌 팬사인회..? 같은 느낌입니다. 여기 말고 동관 뒤쪽에 야외 코스프레 장소가 있는데, 거기를 가야 일반적인 코스어분들도 볼 수 있고, 일반인도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을 수 있는 그런 장소가 있습니다. 여긴 뭔가 줄 서야 하는 거 같고 그래서,, 차마 찍을 용기가 안 나더라고요.
서관 4층에서는 기업 공식 굿즈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기업부스라 그런지 스케일이 남다르더라고요. 그리고 버추얼 유튜브가 생방송도 하는 귀한 장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몰랐는데 [승리의 여신:니케]가 일본에서 인기가 엄청나더라고요? 동관에도 따로 니케 부스들이 많을 정도였습니다.
구경하다 보니 배고파서 푸드트럭에 갈까 생각도 했는데 막상 사 먹고 싶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코미케 전날 편의점에서 구매한 프로틴 바로 대충 먹었습니다.
동관 입구에 푸드트럭이 아니더라도, 동관 내부에 편의점이랑 식당이랑 다 있습니다. 초반에 편의점에 사람들 엄청 줄 서있던데 그것도 점심 넘어가니 사람도 많이 빠졌더라고요.
그래서 적당히 보다 14시쯤에 서서히 빠져나왔습니다.
개인적인 코미케 후기 및 현지 참가자 답변
제가 사고 싶었던 것들은 오전에 가던, 오후에 가던 매진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 후기들을 보면 사고 싶은 게 매진돼서 못 샀다, 무조건 첫차를 타야 잘 구경할 수 있다 같은 내용이 있어서 꼭 그래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근데 막상 코미케 줄을 서면서 알게 된 분에게 물어보니 첫차 타고 오는 경우는 딱 두 가지라 하더라고요.
1. 진짜 원하는 작가가 있어서 그 작가의 회지를 구하려고 오는 사람
2. 코미케 초짜
저는 2번에 해당하는 거였습니다..
코미케에 대한 정보를 모으다 보니, 회장도 엄청 넓고 다들 얼리로만 입장하려 하고 그래서 "얼리나 오전이 아니면 혹시 굿즈를 구매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줄로만 알고 무조건 첫차를 타고 1번으로 줄을 서야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근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ㅋㅋ
보통 매진되는 경우는 벽부스나 셔터부스인 경우라 합니다. 너무 인기가 많다 보니 일반 부스들과 같은 라인에 있는 게 아니라 벽이나 셔터 쪽에 부스를 따로 내는 경우인 거죠. 이런 작가들은 트위터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미리 통판도 하고 그럽니다.
근데 저는 그렇게 원하는 작가가 없었습니다. 단지 제가 좋아하는 장르 하나만 보고 갔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거죠.
현지분께서 코미케 초보자고, 구경 온 거면 오후에 입장해도 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오전엔 작가 팬층들이 엄청 몰려서 작품을 샀다가 오후가 되면 사람이 빠져서 한산해져서 구경하기도 쉽고, 구하기 힘든 작품이 아니면 오후에 와도 다 재고가 남아있다 합니다. 실제 몇몇 벽부스를 보니 재고가 넉넉해서 오후여도 구매할 수 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코미케에 원하는 작가가 있고 구하기 어렵다면 일찍 가는 것도 좋습니다. 저처럼 새벽에 뜀박질해가면서 4시간 대기하다 들어가서 사고 싶은 정도면요. 근데 그게 아니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처럼 최신 유행하는 인기 애니를 좋아했다면 코미케가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최신 애니를 다 챙겨보지 못하는 힘없는 어른이 돼버려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해결한 느낌은 있습니다. 중학생 때의 제가 알았을까요? 2024년 12월 29일에 애니로만 봤던 코미케에 실제 가볼 줄을요.
그리고 애니 좀 본다 하는 사람 중에 이런 행사까지 찾아서 참여한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물론! 생각만 있다면 가겠지만요!
아무튼 즐거웠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도쿄 빅사이트의 정면입니다. 2시인데도 현장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이 있네요.
코미케 때문에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 늦은 점심은 나폴리탄으로 해결했습니다.
일본 나폴리탄은 참 감칠맛이 제대로네요.
코미케 나름 즐거웠다~ 이것도 도장깨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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