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대한민국의 면접은 입사자가 아니라, 기업이 입사자에게 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최근 재밌는 뉴스 기사를 보게 됐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현재 일본에 [퇴직대행]이라는 게 생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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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동시에 이직 준비?…日청년들 ‘이것’도 대행 맡긴다 [World of Work]
국제 > 국제일반 뉴스: 3월 신학기가 시작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4월 학교와 회사, 새로운 회계가 일제히 시작된다. ‘새 출발’의 설렘과 각오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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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의 결말만 말하자면 대학 졸업자들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입사제의를 받는 반면에, 기업은 입사자에게 선택받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일본의 대학생 취업 현황을 보면 대학교 졸업 예정자 중에서 2개 이상 기업으로 합격받은 학생은 63%, 4개 이상은 20%의 기업에서 합격을 받는 상황이다. 졸업 예정자는 합격받는 기업을 골라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기사 내용에 따르면 어떤 기업에서는 예비 졸업자인 학생이 1차 면접의 면접관을 지명할 수 있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졸업생이 면접관을 지원하기 전에 기업은 면접관들의 프로필을 보여주는데, 프로필에는 면접관 당사자의 입사 전 경력, 입사 후 담당 업무, 보람을 느낀 순간, 취미나 휴일을 보내는 방법등이 적혀있다. 이걸 구직자들이 확인해 면접보고 싶은 담당자 5명을 선택하면 최종 면접관을 회사에서 배정하여 지원자에게 안내한 뒤에 면접을 진행한다. 말 그대로 지원자가 면접관을 고르고, 면접자는 회사에 들어오면 이런 삶을 살 수 있다는 일종의 홍보를 해서 지원자를 모셔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건 말 그대로 지원자가 입사 후의 삶을 간접 체험하고 회사를 고르는 상황이다. 물론 단순히 입사자가 골라가는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일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능력있는 입사자들은 여러 기업에 합격해 원하는 기업으로 골라서 입사할 수 있다. 근데 합격 비율이나, 일본의 인구 피라미드를 보면 다른 나라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본 인구 피라미드
아래 일본의 인구 피라미드를 참조해보자. 인구 피라미드의 가장 이상적인 모양은 삼각형 모양이다. 젊은 인구수가 많고, 고령으로 갈수록 인구가 적은 형태가 가장 최적의 형태이다. 반면에 일본은 40세부터 75세까지의 인구가 가장 많다. 이 사실은, 앞으로 고령의 인구를 책임져야 할 젊은 세대의 수가 적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른쪽의 추세 그래프를 보면 현재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근데 이 모양..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모양이다.
한국 인구 피라미드
그렇다. 사실 한국과 매우 유사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한국은 40~65세의 인구가 4%대로 몰려있고, 젊은 인구의 비율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부양 비율을 생각하자면 청년층이 부양해야하는 노년층 인구가 2배 이상이 됐다는 것과, 출산율이 아주 개박살이 나버려서(계속 박살나는 중) 앞으로 젊은 인구 1인당 부양해야 하는 인구가 더 늘어날 거라는 것이 특이점이다.
[그럼 일본과 한국만의 문제인가?] 를 따지면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많은 나라들은 대부분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어 이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너무 독보적으로 다이아몬드 형태로 아슬아슬하다는 것과, 다른 나라들은 이민 등의 정책으로 다방면으로 계속 극복을 하려 한다는 것에 비해 한국은 그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은..
하.. 그럼 결국 한국은 답도 없는 노답인거냐?! 라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지금 한국은 베이비 붐세대자들(1955~74년)은 현재 45~64세의 연령대의 사람들이다. 최근 한국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이다. 이걸 생각해 봤을 때 베이비 붐 세대자들의 퇴직이 도래했고, 앞으로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란 거다. 유튜브 홍춘욱 박사님의 말을 빌리자면, 이 시기가 지나면 기업들은 고임금 근로자에게 지급했던 임금 비용이 축소된회사는 이익으로 전환될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일하는 직원은 줄어들고, 인구 감소 웨이브에 따라 기업이 사람을 모셔와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일본은 한국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말이 있다. 같은 동양권이기도 버블 경제 이후로 성장을 멈춘 것, 고령화 문제, 토요코키즈, 히키코모리와 무차별 살인사건까지 이미 일본에서 미리 일어났던 일들이다.
사실 같은 동양권이고 사회 문제가 아무리 비슷해도 일본과 유사하다는 말에는 여태 동의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한국에 늘어나고 있는 히키코모리 인구와 이들의 인터뷰 내용, 그리고 작년에 난리가 났었던 묻지마 난동 및 묻지 마 살인사건은 일본의 사회문제는 한국과는 다르다고 할 수 없게 돼버렸다. 내가 살아온 한국은 유교문화가 뿌리 잡고 있고, 그만큼 도덕성이나 모르는 사람한테 범죄를 가할 정도로 파괴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사회 문제는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일본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이 한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일본은 스스로를 잘라파고스라 부른다. 왜냐면 외부와 높은 문화적, 경제적 벽을 쌓고 내수경제로 돌아가는 독특한 형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사실상 섬나라이다. 3면이 바다고, 북한으로 인해 근교 국가들과 물리적으로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은 독특한 규제가 많아 해외 기업들이 진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엔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 시장을 철수한 바가 있고, 클라우드 플랫폼 업체인 AWS가 한국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해 CSAP 인증을 받으려 했으나, 국내에 데이터 센터를 갖춰야 하는 등 국정원에서 갑작스레 요구한 보안 요구로 인해 사실상 2023년 해외 클라우드 기업은 대한민국의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받을 수가 없게 되버렸다.
https://www.ajunews.com/view/20231213132709517
[단독] 국정원 보안 요구에 아마존·MS·구글 당황...CSAP 下 인증 사실상 중단 | 아주경제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MS)·구글클라우드 등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국가정보원의 보안적합성(국내 CC)검증과 암호모듈검...
www.ajunews.com
이런 상황과 더불어 경제 유튜버로 유명한 슈카도 한국은 k-갈라파고스, 칼라파고스라 할 정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76NunQMTJMc
결국 한국은 경제 상황과 인구감소, 여러 사회문제 등을 볼 때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가게 될것이라 예상된다.
결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외부 유입이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기업에 필요한 인력은 내부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일본과 같이 입사자들이 면접을 보는 게 아니라 면접관이 회사를 홍보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취업 시장에 있어선 오히려 미래 세대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처럼 다른 무언가를 위해 희생해왔던 세대가 아니라,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며 스스로의 삶의 질에 초첨을 맞춘 그런 사회 분위기. 그리고 그 회사에 다니는 재직자의 삶을 보고 회사를 고르는 그런 상황 말이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여준다는 일본사회의 이런 현 상황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흥미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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